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웹툰 유쾌한 왕따가 원작인 영화이다.
광고를 많이 하길래 봤다.
원작인 <유쾌한 왕따> 역시도 보고 있으면 기분이 나쁜? 웹툰이었기 때문에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인간의 이기심이나 감정선을 잘 드러낸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갔다.
예고편이나 다른 정보는 미리 보지 않고 갔다. (영화의 재미를 위해)
유쾌한 왕따는 딱, 1부만 보았던 것이라서 2부인 <유쾌한 이웃>에 대해서는 모르는 상태였다.
*
설정을 살펴보면 우선 대한민국이 거의 핵폭탄을 맞은 급으로 부서진다.
지진으로 인해서 모든 것이 무너지고 구조대도 오지 않는 상황에서 '황궁 아파트'만이 멀쩡하게 서 있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선택>받았다고 말한다.
그러며 점점 이기심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살아남은 황궁 아파트에 처음에는 사람들이 몰린다. 로비에서 작은 시장을 열고 물물 교환하기도 하고
빈집에 들어가 살거나 주민을 찾아가 추우니 받아달라고 부탁한다.
주민들도 처음에는 이들을 받아준다.
하지만, 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 황궁 아파트 주민들은 외부인의 거취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한다.
그 사건이란 외부인이 몰래 들어와 집에 불을 피우고 있었던 것으로 외부인을 쫓아내려던 주민이 칼에 맞게 된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거처가 위협받게 될까, 두려움에 떨게 된다.
또한, 주민들이 외부인을 쫓아내고자 한 이유는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대부분 외부인이 옆 동네의 비싼 아파트( 이름 까먹음)
에서 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평소에는 황궁 아파트 사람들이 그들 단지에 들어오는 것도 꺼렸고 놀이터를 이용하거나 시설을 이용하지도 못하게 했다.
한 마디로 비싼 아파트 주민들이 황궁 아파트 주민을 차별했던 것.
그 설움이 쌓인 이들은 역전된 상황에서 숨겨져 있던 욕망과 권력욕을 드러내게 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아파트에 대해 신기한 표현을 많이 하는데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가장 비싼 아파트, 가장 잘 나가는 아파트"
라고 표현하거나
"선택받은 곳, 선택받은 주민, 아파트"
라고 말한다.
또, 입주자 대표를 정하는데 "자가인지 아닌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미 세상이 거의 망했다고 볼 수 있는 시점에서 이들의 태도는 모순적이고 이해되지 않는 것이며
그만큼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사와 행동들이다.
게다가 입주자 대표가 된 '이병헌'은 누구보다 열심히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싸우지만,
정작 이곳의 주민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기괴하고 모순적이다.
하지만, 이병헌 캐릭터의 사연을 알게 되면 그를 덮어놓고 욕하기도 어렵다.
폭력적인 사람이지만, 그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폭력적이게 된 원인이 있기 때문.
(딸과 아내의 죽음) (부동산 사기)
어쨌든 결국, 사람들은 외부인을 쫓아내게 되고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만들어 축제를 벌인다.
하지만, 그것 역시 오래 가지 않았는데 바깥에서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아파트 입주자를 좋지 않게 보고 있었고
반란을 꾀하려고 준비중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외부인의 반란에 의해 허무하게 무너진다.
살아남은 박보영은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되고 그곳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다르게 평화로운 모습을 보인다.
*
영화 제목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이다. <유토피아>는 이상적인 세계이다.
하지만, 동시에 비현실적인 곳이기도 하다. 유토피아는 폭력도 굶주림도 악도 없다.
이상적이고 평화롭고 선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런 곳이 없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결국, 없는 곳이라는 이야기이다.
외부 반란군이 황궁 아파트 주민을 쫓아내고 아파트를 차지하게 되면 그곳은 과연 달라질까?
폭력적이고 이기적이던 사람들을 쫓아내고 들어온 이들이 얼마나 오래 유토피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아마도 황궁 아파트는 영화가 끝나고 난 후에도 비슷한 일을 몇 차례 겪을 것이라 생각한다.
박보영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아파트 역시 겉보기에는 평화로워 보였으나
그 평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모를 일이다.
그곳은 유토피아를 상징하지 않은 곳이었으니 평화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엔 완벽한 것은 없기에 언젠가는 무너지지 않을까.
결국, 유토피아란 없다. 완전한 선도 없고 완전한 악도 없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는 참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온다. 하지만, 완전한 선도, 악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우리 주변에 흔하게 존재하는 사람들이고 우리 안에도 흔하게 존재하는 자아이다.
박보영이 새로운 터전에 가 "아파트 사람들은 정말 사람을 잡아먹는 이들이었나."
라는 질문에 "아뇨. 평범한 사람들이었어요."
라고 답한다.
영화를 본 이들은 그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정말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같은 사람을 얼어죽도록 방치하고 밖으로 쫓아내고 심지어는 먹을 것을 위해 죽이기까지 했지만.
그들을 '평범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들 안에 악과 선이 모두 존재하기 때문이다.
박보영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가장 선한 존재처럼 표현되기도 한다.
하지만, 박보영이 정말 선하기만 한 존재였다면, 이병헌의 비밀(실은 주민이 아니었다는 것)을 사람들 앞에서
만천하에 드러냈을까?
그렇게 한다면 혼란이 발생하고 이병헌이 쫓겨나면서 또다른 갈등과 다툼이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결국, 그녀 역시도 자신의 뜻(사람들과 공생하고 도우며 사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그것에 반하는 인물인 이병헌을
쫓아내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마냥 선하기만한 인물은 아니다.
모두가 자신의 뜻대로 생존하기 위하여 콘크리트 유토피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박서준은 아내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권력에 순종한다.
이병헌은 유토피아를 지키고 이끌어가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이곳의 주민으로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권력을 쥐고 흔든다.
박보영은 모든 사람과 함께 살아가며 돕기 위해 이병헌의 비밀을 파헤친다.
이런 이들이 모여 유토피아를 형성하게 되면 그곳은 결국, 이상적인 공간으로 존재할 수 없다.
애초에 선과 악도 인간이 정한 규칙이니 그러한 점에서 과연 유토피아란 정의할 수 없는 것이며 존재할 수도 없는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
영화를 보며 표면적 이야기만 본다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상싱적인 의미를 해석해 본다면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대사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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