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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추천] 윤초옥 실종 사건

by 꼬랑이 2024.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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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옥실종사건 #전여울 #사계절문고 #가지그림 #성평등 #성별분업 #직업 #청소년문학 #그림책 #가지 #동화

★★★★★

 

직업에는 성별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가끔 특정 직업과 성별을 연관지어 생각하고는 한다.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어느날 남자 아이 한 명이 교통사고가 난다. 병원에 실려오게 되고 그 아이를 본 의사는 깜짝 놀란다.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이기 때문이다. 의사는 아이를 수술하려 한다.

그때 남성이 들어와 그 아이를 보고 자신이 아빠라고 한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 질문에 대해 많은 아이들이 갖가지 창의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어떤 아이는 이혼 해서 새아빠가 생긴 거라고 했고, 어떤 아이는 남남 커플의 자녀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답은 의사가 아이의 엄마였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우리는 때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특정 직업을 성별과 연관 짓는다. 성평등 시대, 성별 갈등이 존재하지만,

이제는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다양한 특성을 수용하는 시대에도 편견이 존재하는데 과연 조선시대에는

이러한 경향이 얼마나 더 심했을까.

윤초옥 실종 사건은 직업과 성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어느날 초옥이 사라진다. 마을은 난리가 나고 그녀를 찾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과연 그녀는 어디에 간 걸까?

이 이야기는 마을의 제일 가는 부잣집, 윤 대감댁 아씨 초옥과 사당패 대장의 아들 이해의 이야기이다.

이해는 아버지를 따라서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한 판'을 벌이고 근근이 먹고 산다. 이해의 아버지는 그 누구보다도 남자다운 남자이며 아버지이시다.

줄을 잘 타시고 언젠가는 자신의 아들인 이해 역시도 자신처럼 훌륭하게 줄 탈 것을 바란다.

하지만, 이해는 줄타는 일이 싫다. 그보다 이해는 화장에 관심이 많다. 자신의 얼굴, 다른 사람의 얼굴에 화장을 하고

화장으로 기존의 얼굴에서 새로운 얼굴이 탄생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화장에 재능이 있으며 줄타기에는 재능도 흥미도 없다.

반면에 초옥은 줄타는 일에 많은 관심이 있다. 초옥은 줄을 타기 위해 남몰래 그네 줄을 훔쳐다가 절에 가서 밤새 줄을 타는 모습을 보인다.

그녀는 좋은 집에 시집가는 것 말고 앞에 놓인 미래가 없었다.

하지만, 삶에 순응하는 태도를 보이며 자신의 욕구를 참는 이해와 다르게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고자 한다.

종국에 가서는 결국, 자신의 인생을 쟁취한 초옥이 머리를 자르고 사당패에 들어간다.

 

이 장면이 인상 깊었다.

특히, 이 책을 읽을 때 좋았던 점은 그림이 예뻤다는 점이다. 그림이 글과 매우 잘 어울렸다. 그림체가 적절했다.

또 만화로 나와도 될만큼 손색이 없는 그림들을 보는 것이 하나의 재미 요소였다.

청소년문학과 동화의 경계에 있는 도서였다.

특히, 직업과 성별을 연관하여 살펴보고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읽기에 유익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