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G #로맨스스릴러 #공모전 #제1회 #이희영 #너는누구니 #대상수상 #대상 #수상
#황금가지

드디어 이희영 작가님 장편 소설 중 마지막 남았던 한 권을 읽었다.
로맨스 소설은 취향이 아니었으나 이희영 작가님의 책이기에 읽었다.
유명한 페인트를 수상한 해에 브릿G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
(나는 공모전 매번 탈락하던데.. 같은 해에 두 공모전 수상이라니)
이희영 작가님의 책 중 가장 좋았던 건
보통의 노을 > 테스터 > 이번에 나온 소금 아이 > 썸머썸머 베케이션 > 너는 누구니 정도!!?
이게 마지막으로 본 거였는데
단편 소설도 많더라.. 찬찬히 볼 예정이다!
***
이 책은 초반부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다가(추리, 반전 요소가 있기에)
책을 전부 다 읽은 후 다시 초반부로 돌아와 훑어보면 초반부 상황이 이해가 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주인공은 서하와 예진. 예진은 만화 캐릭터를 닮아(까만 피부에 둥근 얼굴과 눈) 완두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초반에는 앞서 언급했듯이 미스테리한 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에 대한 묘사로 시작된다.
이후 그 사건이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이야기가 전개된다.
추리 요소가 있는 소설이기에 줄거리 상 스포가 될 만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
예진은 암으로 투병 중이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이사를 와 새롭게 시작하게 된다.
전학간 학교에서 만난 것이 '서하'라는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며 착한, 완벽한 아이.
하지만, 서하는 어딘지 미스테리한 아이였는데 가끔 보이는 폭력성과 아무도 그의 과거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서하가 다닌 중학교에 대해 아무도 알지 못한다.
서하는 '완두' 캐릭터를 좋아하고 완두를 닮은 예진에게 관심을 지니게 된다.
초중반부까지는 예진과 서하가 연애를 시작하는 내용이다.
이 장면에서 간간이 추리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데
서하의 미스테리함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주로 서하와 예진이 사귀게 되는 과정을 다루기에 조금 지루했다.
하지만, 중후반부부터는 몰입되어 한 번에 다 읽었다. 중후반부에 점점 서하의 수상한 점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도대체 얘가 누군데?'하는 궁금증을 자아했기 때문이다.
서하의 입맛이나 서하의 과거 친구, 찢어진 사진, 서하와 형의 관계 등 수상함이 계속해서 물밀 듯 드러나게 되고
예진은 그에 대해 의문을 품고 조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작가님이 쉽게 서하의 정체를 풀어주지 않는다.
알려줄 것 같다가도 안 알려주고 시원하게 알려주지 않아 추리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 때문에 중후반부에서는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정체가 뭔지 궁금했기에..
결국, 마지막에 가서야 속 시원하게 정체가 드러난다.
그때부터는 몇 장 남지 않았기에 끝까지 읽게 된다. 작가님이 플롯을 잘 구성하신 듯하다.. (보면서는 언제 나와! 하며 짜증냈지만..ㅠㅠ)
***

"솔직히 지금도 알 수 없다. 진정한 내가 무엇인지. 과연 내가 무엇이고 누구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이희영 작가님은 청소년 소설을 주로 쓰는 작가지만, 이 소설은 청소년 소설에 분류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인지 보통 소설이 220페이지 정도에서 끝나는데 이 소설은 300페이지 가량 되었다.
중반부 쯤에서 책의 제목을 상기했다.
"너는 누구니?"
그 물음은 초반부에도 등장하는 것이었지만, 당시에는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말인지 모호했다.
중후반부에서는 그 물음이 미스테리한 존재인 '서하'를 향하는 것처럼 보였고 후반부에서는 주인공인 '예진'을 마지막에 가서는
우리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질문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책에서는 '너는 누구인지'에 대해 묻고 있다.
그렇기에 청소년 소설은 아니지만, 청소년의 고민을 드러냈다고 여겨졌다. 자신이 누구인지 가장 깊게 고민할 때는
청소년기이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발달이론을 살펴보면 청소년기에는 자아 정체감을 달성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또한, 혼란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고 역할을 결정하는 순간에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사회적 기대, 자신이 생각하는 나, 타인이 보는 나 사이에서
혼란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서하'는 그 혼란을 경험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잊고 말았고
그로 인해 깊은 혼란감을 경험하게 된다.
'예진'은 그런 서하를 지켜보는 인물이며 깊게 관여한 인물이다. 또 한편으로는 '예진' 역시도 진정한 자신을
아직 잘 모른다. '예진'의 안에는 공부를 잘하는 착한 딸도 있고 잔인하고 잔혹한 딸의 모습도 있다. 또 다른 사람의 눈에
완두로 비치며 착한 친구이기도 하다.
마지막에 가서 예진은 '서하'의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진정한 서하의 모습이 무엇인지, 누구를 좋아했던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나름대로 해결한 모습이다.
서하를 받아들이듯 예진도 자신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한 차례 성장하는 것이다.
우리의 심리를 분석한 이론은 참 많다. 그중에서도 자아를 표현하는 단어는 무궁무진하다.
나 자신이 보는 나도 있고 세상이 보는 나, 타인이 보는 나, 나도 알지 못하는 내가 있다. 타인이 보는 나도 여러 종류이다.
우리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지니고 살고 상대에 따라서 맞는 가면을 바꾸어 낀다.
그렇다고 해서 그 모든 내가 내가 아니라고 볼 수 있을까?
<너는 누구니>에서는 그 모든 나의 모습이 나의 일부라고 말한다.
'예진'은 그렇게 자신의 장점이나 단점, 자신의 모든 특성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한 차례 성장해 나갔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하나 쯤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을 감추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것 역시도 우리의 일부이다.
내게 '나는 누구냐' 물으면 나 역시도 쉽게 답할 수 없을 것 같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뿐더러 아직 자신에 대해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역시 이희영 작가님의 소설에 등장하는 강파른, 해끔 등의 단어가 이번에도 등장했다.
사실 이런 류의 정체를 숨기는 소설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저도 모르게 문장들을 훅훅 넘기는데
이희영 작가님의 소설에는 거를 문장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그냥 문장을 읽는 재미가 있다.
마음에 드는 표현도 다수 있었다.
예진이 충격을 받았을 때 "단단한 정이 되어 머릿속을 쪼아댔다." 라는 문장이라든지
"올무에 걸린 듯 가슴이 옥죄어 왔다." 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자주 접하지 않는 단어들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 때문에 읽는 재미가 더 깊은 듯하다.
"심상히, 광포하다, 말끄러미, 능금, 소담스레, 우렁우렁, 비어져나오다, 객쩍은, 선득하다, 파고, 는적거리다, 더께, 아성."
등의 단어는 한 단어로 그 상황이나 감정을 설명하기 좋았으며 덕분에 문장이 깔끔해졌다.
단어 하나하나 의미를 짚어가면서 읽는 재미가 있고 역시 이희영 작가님의 책은 어떤 면으로든 공부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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