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고 보니 김혜진 작가님 책이었다.
도서출판 다른 - <귀를 기울이는 집>의 작가님이다.
신기하게 내가 중학생 때 프루스트 클럽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심리학에 관심을 지니기도 했는데 이 책을 쓴 작가님이다.
거의 십 년 전..
그때는 중학생이었는데 나는 이제 성인이 되었고 작가님은 아직 활동중이며.
나는 아직도 김혜진 작가가 쓴 책을 읽고 있다.
신기하다.
당시 프루스트 클럽을 읽고 '프루스트'라는 단어가 심리학을 대표하는?
단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ㅋㅁㅋ
*
완벽한 사과는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다. 그러나 단순하게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아닌
그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화자는 '지민'이라는 여학생으로 '지민'은 '지호'와 단짝이다.
하지만,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지호는 지민과 다른 길을 걷게 된다.
본래 가정 환경이 좋지 않은 편이었던 (아버지의 폭력)
지호는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일탈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학교폭력 가해자가 된다.
지민은 지호가 가해자가 되어 전학을 가게 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지민과 지호는 <피노키오>이야기를 좋아했다. 지호는 인간이 되고자 하는 피노키오이고 지민은 피노키오의 양심인 <지미니>이다.
지호가 전학가고 지민은 지호에 관한 소문들이 과장되어 떠도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어느 날 보드를 타다 교통사고를 당한 학생 역시도 지호에게 협박 당해 보드를 탄 것이라고 떠드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서 정정하게 된다.
그 모습은 다온이 발견한다. 다온은 지민의 모습에 감명 받아 지민과 친해지게 되고
지민에게 자신의 친구인 '우리하'를 만나게 된다.
지민은 우리하를 보고 첫눈에 그가 누구인지 알아본다. 지호가 가해자라면 리하는 피해자였다.
이후 지민은 다온이 자신을 오해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지민은 자신이 지호와 친구라는 것을 다온도 안다고 생각했다. 다온 역시도 지호와 친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호의 헛소문에 대항하는 지민을 보고 감명 받았던 다온은 실은 보드를 타다가 죽었던 선배의 지인이었다.
그렇기에 오해 속에서 셋은 우정을 나누게 된다.
리하는 아파트 뒤의 텃밭에서 두문분출하면서 텃밭 가꾸는 일을 한다.
폭력 이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동네를 외출하는 것도 쉽지 않은 탓이다.
다온은 지민과 함께 학원에 다녔으나 은근한 따돌림으로 인해 학원에 가지 않고 리하의 텃밭에서만 시간을 보낸다.
지민은 오해 속에서 두 사람을 속이며 우정을 쌓아가는 이 상황을 고민하게 된다.
과연 진실을 알리고 관계를 바로 잡아야 할까. 아니면 모른 척 두는 것이 더욱 좋을까.
*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사람이 누군가의 '무엇'일 수 없다는 점이었다.
지호는 지민을 보며 자신의 양심이라고 했다.
그래서 자신이 나쁜 일을 하거나 길에서 벗어날 때마다 지민이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민 역시도 어린 아이에 불과하다. 그런 지민에게 모든 고민을 떠넘긴 지호는
양심의 선택을 다른 이에게 둠으로써 편했을 것이다.
반대로 다른 이의 행동까지 책임져야 했던 지민은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그 때문에 지민은 실제로 지호가 한 행동에 자신까지도 죄책감을 느끼고 고민한다.
리하와 다온과의 관계에서도 그녀가 딱히 잘못한 것은 없다. 다만, 지호의 친구라는 것만으로 죄책감을 느끼고 미안해 한다.
마지막 즈음에 지민은 자신이 누군가의 양심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사람은 누군가의 무엇이 될 수 없다. 그 사람은 사람 본연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소설 속의 '지민'역시도 '지민'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즉, 누군가를 위해 그 사람의 삶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살아가며 자신이 마땅히 지녀야 하는 양심과 고민을 다른 사람의 몫으로 돌리는 것 또한 지양해야 할 태도이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순간 책임을 다른 이에게 떠넘긴다.
특히, 그 선택으로 인해 부정적 결과가 도출되었을 때 자신의 내면을 지키기 위하여 책임 소재를 타인에게 돌린다.
그러나 우리가 누군가의 '무엇'이 될 수 없 듯. 자신의 '무엇'이 다른 누군가가 될 수도 없다.
우리의 삶은 우리의 것이며 그렇기에 우리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소설 속에는 현재 시점으로 '지호'가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지호가 이를 깨닫고 성장하였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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