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계기
친구가 안 읽는 책을 준다면서 이 책이 있다고 했다.
광고를 많이 때려서 유명한 책이었고
나는 광고를 많이 하는 책이나 유명해진 책은 잘 안보는 경향이 있었는데(왠지 거품이 있을 것 같아서)
마침 친구도 다른 친구가 재미있다고 추천해서 봤다기에
나도 보게 되었다.
(친구가 준 건 아니고 빌려 봤다. 준다하고 안 줘 힝)
*줄거리 및 특성
줄거리는 별것 없다.
그냥 한 남자가 자신 주변의 여러 사람을 만나는 사랑 이야기이다.
광고할 때는 야한 책인 것처럼 광고를 하길래
그냥 흔한, 상업적 목적의 소설인가, 아니면 자극성과 유행을 쫓기 위한 소설일까.
했는데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연작 소설이라고 하지만, 한 남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때문에 끊기는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어서
연작 소설이라고 했을 때 신기한 느낌을 받았고 그만큼
작가의 이야기가 하나의 밀접한 인생 경험을 토대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감상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재희이다.
어머니와 규호의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다.
재희는 매력적 캐릭터이고 재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발랄하면서도
재희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느낌이었는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작가가 재희에게 관심이 많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만큼 재희를 애정하고 있었다는 게 느껴졌다.
또한, 재희가 결혼하며 느끼는 씁쓸함도 함께 전달되었다.
특히, <재희> 편에서는 정말 글을 잘 썼다고 여겨진다.
그 이유는 현실감이 있고 구체적이며 사실적이기 때문이다.
문체 역시도 흥미를 돋는 부분이 많고.
주인공이 작가인데 '누가 물으면 전부 허구라고 답해야지.'라고 말하는 부분도 재치가 여겨졌다.
가장 사실적인 느낌이 들었던 <재희>는 그만큼 작가가 현실의(?) 재희에 대하여
깊게 생각했다는 느낌을 들게 했다.
전부 허구라고 하지만, 읽으면서 모든 것이 허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적어도 어떤 인물에 대해 작가가 <재희>를 보듯 생각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재희에 대한 생각을 가장 잘 드러낸 부분인 것 같다.)
<재희>를 읽으며 K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관심이 갔다. 분명 주인공과 유의미한 관계를 지닌
인물로 보이는데 갑작스럽게 죽었다고 하기에. 짧게 언급되었지만, 의미 있는 인물인 듯했다.
그 때문에 처음에는 연작 소설이라는 점을 모르고 다음 챕터에 K가 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등장하지 않았고 어머니 이야기와 다른 사랑을 나누었던 인물이 등장한다.
이후 <규호>가 등장하게 된다. 이 규호가 앞선 소설의 K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왠지 예감이 그렇다.)
<규호>편의 경우에는 <재희>처럼 문체가 깔끔하고 구체적이지 않다.
때에 따라서 횡설수설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아무래도 재희에 대한 작가의 구체적 생각과 뚜렷한 마음과는 달리 <규호>에 대한 생각이나 마음은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여전히 작품에 많이 등장하며 규호에 대한 이야기를 적는 것이지 않을까, 예상했다.
그 때문에 날것의 느낌이 들었고 깔끔한 느낌이 아니었으나 그렇기에 오히려 주인공의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을 더욱 잘 전달받을 수 있던 것 같다.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던 것은 작가가 솔직하게 작품을 썼기 때문이다.
꾸며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급하게 말하면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점잖은 방법이 아닌 날것의 저급하고 천박한(?)문체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그래서 더 진실성 있게 와닿는다.
만약 온갖 미사여구로 꾸며 썼다면 읽는 재미가 덜 했을 것이고 이만큼 사랑받는 작품이 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어떠한 사건을 전개할 때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지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책들은 대부분 일상적인 모습을 다룬 것들이다.
이 책 역시도 일상적인 부분을 다룬다.
그럼에도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읽기 좋다.
구체적이고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게 지루하게 여겨진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 신기하다.
주인공은 작중 작가이고 규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쓴다고 한다.
소설 속의 규호는 항상 죽는다.
그럼으로서 둘의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하지만, 현실의 규호는 그렇지 않다.
살아 움직이고 생을 살아가고 있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살아가는 너는 점점 더 내가 모르는 네가 되면서
그 간극이 멀어진다.
그 때문에 주인공은 그 마음속 간극을 없애고 완전한 이야기로 내가 아는 너에서 끝내기 위해
규호의 이야기를 계속하여 적는다.
이야기는 언젠가 끝이 나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마무리 되면 좋았던 때,
아직 내가 너에 대해 잘 알던 때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작중의 주인공이 규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여 쓰며 그의 죽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하는
모습을 해석해 보았다.
글을 쓰는 것이 단지 그 안에서 자유롭게 창조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의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부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작가는 자신의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한 책을 쓰는 것 같다.
모든 작가가 어느 정도 그러하겠지만.
이 책은 조금 더 투명하고 진실성이 있어서 보는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무리 소설이 허구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계속해서 거짓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재미가 없기 마련일 테니 말이다!
소설 속에서도 진실성이 있어야 계속하여 읽힐 수 있다는 점을 알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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