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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추천] 테스터 - 이희영

by 꼬랑이 2023.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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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영 작가의 신간, 테스터이다.

*작가에 대해

이희영 작가는 내가 좋아하는 유일한 한국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시작은 '보통의 노을'이었다.

이혼한 어머니와 아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보통의 노을'은 일상적인 이야기이며 최근에 유행하는 청소년 소설처럼

판타지 요소를 지니거나 이상하고 신비로운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잡아끈다.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하는 흡입력이 있다.

그 흡입력은 작가가 지닌 필력에서 나온다. 상황에 딱 맞는 여러 번 고민하여 넣었을 듯한 비유와 설명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것처럼

그리듯 보여주는 상황과 이야기들.

그 안에서 재미가 나온다. 작가는 일상적 이야기에서 교훈을 주고 풀어나가는 힘이 특히, 강하다(주관적 의견).

'보통의 노을'을 읽고 작가의 작품을 전부 찾아 나나, 보통의 노을, 썸머썸머 베케이션, 페인트를 읽었다. 없는 책은 먼 도서관까지 가서 빌려 읽었다.

상을 받으면서 가장 유명해진 작품은 '페인트'이다. 나도 여러 번 보았던 표지의 책이다.

다만, 읽지 않았었는데 '보통의 노을'을 우연히 접한 후 페인트를 읽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작가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적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게 끌어들이는 능력이 있다.

챌린지 블루는 읽지 않았는데 어쩐지 일상적이지 않고 그 안에 과도하게 주제 의식을 넣으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작가가 1인칭 시점을 잘 쓴다고 여겼는데 챌린지 블루에서는 1인칭 시점을 사용하지 않았다.

작가의 최근작으로 페인트와 테스터는 모두 SF와 관련한 내용이다. 미래의 이야기. 작가가 SF에도 관심이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다만, 페인트가 상을 받은 작품임에도 나는 '보통의 노을'이 더 좋게 다가왔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작가가 많이 준비하고 쓴 책이며 내 취향에 맞았던 듯하다.

*작품에 관하여

테스터는 SF 소설이다. 1인칭 시점도 아니다. 그럼에도 한층 더 성장한 문체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SF 작품은 설정 등으로 인하여 자칫 어려워질 수 있다. 초반에 테스터의 이야기도 어려운 듯 보인다. 그런데도 가독성이 워낙 좋아 놓을 수가 없다. 무지개 새의 이야기와 정체를 알 수 없는 A와 B의 대화가 오가는데 그럼에도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읽을 수 있고 곧 빠져들게 된다. 더욱이 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현대적 교훈을 준다.

* 내용 및 스포주의

'테스터'

제목에서 이미 스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초반에는 워낙 주인공이 믿음(?)이 강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게 된다. 결말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봄에도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아마, 끝까지 사람을 끌고 가는 능력이 이희영 작가만의 타고난 능력인 듯하다.

내용은 단순한 구조이다. 미래 사람들이 멸종 된 동물을 다시 탄생시키고 한 연구원 부부가 무지개 새를 복원하는 것에 성공한다. 그러나 무지개 새는 저주가 전해지는 새였다. 그 저주는 생각보다 과학적이다. 무지개 새에 치명적 바이러스가 있던 것이다. 부부는 무지개 새와 함께 그 바이러스도 깨우고 말았다.

주인공은 그 부부의 아이다.

백색증을 앓고 갇혀서 치료를 받는다.

어느 날은 자신과 같은 처지의 바이러스로 피해를 받는 또래의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주인공은 외로운 처지에 그 아이와 교류한다. 그러다가 그 아이가 사실은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실험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화를 내는 아이의 앞에서 주인공은 어쩔 수 없잖아, 라고 말하며 너도 덕분에 치료를 받고 지금까지 살 수 있었으니 받아들이라는 식으로 말한다.

그러나 결말은 알다시피.

주인공은 사실을 알게 되고 갇혀 살던 방에서 나온다. 햇빛을 받아 아이의 몸이 타오른다.

*의미

미래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겉에서 보면 바이러스와 실험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인간의 잔혹성을 다룬다. 그리고 그 잔혹성이 얼마나 이기적인 것인지도 함께 다룬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유행어가 있었다. 테스터에서는 사람이 지니는 그 잔혹하면서도 이기적인 심리를 실험이라는 주제를 지니고 드러냈다.

한편으로는 불평등한 구조를 드러내기도 했다. 흔히 말하는 상류층이 왜 죄책감이 없는지, 왜 죄책감이 없게 변하게 되는지를 드러낸다.

불평등한 구조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드러낸다.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가 뉴스를 보며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비리를 저지른 공무원과 정치인을 욕하면서 사실 자신도 공무원이 되면 한탕 크게 할 거라고. 안하면 바보 아니냐고.

어쩌면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고, 미래에도 그런 시대를 살아갈 지 모른다.

그건 인간의 본성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우리의 문화와 사회가 사람을 잔혹한 이기주의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기 좋은 도서였다.